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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금맥
지은이 : 마크 파버 | 옮긴이 : 구홍표, 이현숙
정가 : 18000원
페이지수 : 536쪽
ISBN 978-89-91071-62-9
출판일 : 200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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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3년에 국내에서 처음 번역 출간된 이래 투자, 금융, 경제전망 분야의 필독서로 자리 잡은 <내일의 금맥>의 업데이트된 증보개정판이다. 글의 분량도 많아졌지만, 초판의 두 배 정도인 100여 개의 도표가 시각적 이해를 돕는다. 이번 증보개정판에서 저자인 마크 파버는 세계경제가 21세기 들어 IT(정보기술) 붐의 붕괴와 이례적인 전 세계적 동반호황을 거쳐 2006년 말부터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대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을 계기로 다시 침체에 빠지는 우여곡절을 겪어왔음을 지적한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지금 콘드라티예프 장기파동의 상승국면에 진입하기 직전의 단계에 있으며, 이번의 상승파동은 미국이 아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주도할 것이라는 기존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한다. 일생에 한번 정도나 만날 수 있는 상승파동을 놓치지 않고 부를 일굴 기회로 삼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바로 이에 대한 마크 파버의 답변이다.

 

 

 

 

소개글 

 

인간의 생애가 탄생한 뒤 유아, 아동, 청소년, 성년, 노년을 거쳐 죽음으로 이어지듯 경제에도 라이프사이클이 있다. 장기추세상 미국 제국의 시대는 이제 황혼기에 들어섰으며, 새로운 대륙 아시아의 시대가 막을 열고 있다. 중동 지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군사적 개입에 나서는 미국의 행태는 로마가 제국 말기에 일삼았던 출혈전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과 인도, 러시아가 세계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편입되면서 아시아 대륙은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토대로 용솟음칠 태세다.

물론 이런 거대한 세계경제의 지각변동은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세계는 다시 한 번 혼동과 불균형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시기가 바로 마크 파버 박사가 말하는 투자의 적기이며, ‘내일의 금맥’을 찾아 나설 절호의 기회다.

21세기에 들어 하이테크 붐의 거품이 꺼진 뒤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투자테마의 부재를 한탄해왔다. 그러나 하나의 대형재료가 마무리되면 예외 없이 다른 어떤 곳에서 새로운 대박투자의 기회가 생겨난다.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놓치곤 하는 것은 과거의 붐에 너무 집착해 투자게임의 법칙이 이미 바뀌었음을 알아차리거나 새로운 투자게임의 법칙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버 박사는 투자실패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의 역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그 생생한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대도시들의 탄생과 쇠락, 인류역사에 경제사회적 대변환을 가져온 위대한 발명과 발견, 그러한 변화의 정점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한 투기의 거품, 호황과 불황의 저변에 깔린 인간심리의 변화, 그리고 크게 소용돌이치는 자본의 움직임 등이 마치 한 편의 경제 오디세이와도 같이 펼쳐진다. 그 오디세이를 따라가다 보면 투자의 본령이 초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데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마크 파버 박사는 이번 증보개정판에 새로 쓴 서문에서 21세기에 들어 정보기술(IT) 붐이 붕괴한 뒤에 미국 연준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통화금융정책 당국이 금리인하, 통화증발, 신용팽창 정책을 폄에 따라 전 세계에 걸쳐 동시적으로 경제가 활성화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그 과정에서 일차산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2006년 말부터는 세계경제와 자산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증대했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그는 세계경제의 큰 흐름에 대해 자신이 이 책의 초판에서 제시한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2008년 초 현재 나는 어떠한 자산시장, 주식종목, 경제부문에 대해서도 빚까지 내어가며 편중된 거액의 투자포지션을 갖지는 말라고 경고한다”며 “지금은 거대한 매수의 기회나 매도의 기회를 기다리며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우리 시대의 대세이자 화두이며, 이 책에서 파버 박사도 이 점을 주의 깊게 살핀다. 하지만 이 책은 세계의 권력이나 부의 이동 그 자체를 설명하는 역사서가 아니다. 파버 박사는 단순히 세계경제의 중심축 이동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변혁의 시기에 어떤 투자의 기회들이 있으며, 어떻게 그 기회들을 낚아채 돈을 벌고 부를 쌓을 것인가를 구석구석에서 은밀하게 속삭여준다. 뿐만 아니라 파버 박사가 안내하는 투자와 부의 여정은 스펙터클한 한 편의 모험소설처럼 흥미롭기 그지없다. 바로 이런 점들이 투자참고서로서는 이례적으로 처음 출간된 지 여러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유지되는 이유다.

이번 증보개정판에서 추가된 내용 가운데 특히 7장 ‘경제의 장기파동’의 마지막 절인 ‘경제와 전쟁의 사이클’은 큰 전쟁 발발의 주기성과 그 경제적 의미를 살펴보고 있어 주제 자체가 흥미로울 뿐 아니라 장기투자의 관점에서도 유용한 통찰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책 뒷부분에 ‘두 나라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실린 ‘원서 2판 머리말’도 이번 증보개정판에서 추가된 것이다. 이 ‘두 나라 이야기’에서 저자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경제패권 경쟁의 역사와 그 미래전망을 우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해 보여주고 있는데 이 역시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저자의 통찰력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이번 번역서 증보개정판에는 표, 그림, 그래프 등 시각화된 자료가 번역서 초판에 비해 2배 정도인 100여 개가 들어있으며, 이런 시각자료들은 독자들의 책 읽기와 직관적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지은이

 

마크 파버_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신흥시장 투자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펀드운용 및 투자자문 회사 마크파버 리미티드의 창립자 겸 회장으로,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기업과 금융회사, 그리고 영향력 있는 큰손 투자자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1987년 미국 뉴욕증시의 블랙먼데이를 앞두고 고객들에게 보유주식을 현금화할 것을 권유한 데 이어 1990년의 일본경제 거품 붕괴와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도 사전에 경고해, 국제금융계에서 ‘좋지 않은 상황의 도래를 미리 알아맞히는 사람’이라는 뜻의 ‘닥터 둠 앤드 글룸(Dr. Doom and Gloom)’ 또는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스스로는 통념을 거슬러가면서 독자적인 투자판단을 하는 ‘컨트래리언(Contrarian, 역발상 투자자, 반대방향 투자자)’을 자처해왔다. 1946년에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나 취리히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월스트리트의 정크본드 전문 금융회사였던 드렉셀 번햄 램버트의 홍콩 현지법인에서 트레이더와 전무이사를 지냈다. 1973년부터 홍콩을 주 무대로 활동해왔다. 1990년에 자신의 회사인 마크파버 리미티드를 설립했고 고객들에게 월간 투자정보지인 <글룸, 붐 앤드 둠(Gloom, Boom and Doom)>을 발행하고 있다. 저서로 《거대한 화폐환상-혼돈 중의 혼동(The Great Money Illusion - The Confusion of the Confusions)》(1998)이 있다. 그의 투자기법에 대해 다른 사람이 쓴 책으로 《새천년 폭풍 타넘기(Riding the Millennial Storm)》(1998, 누리 비타시 저)가 출간된 바 있다.

 

 

옮긴이

 

구홍표_ 한국M&A 부사장. 부산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대학졸업 후 대우증권의 국제부와 홍콩 현지법인에서 해외영업과 주식중개 등의 일을 했고, 한국M&A로 자리를 옮겨 기업인수합병과 관련된 컨설팅 일을 해왔다.

 

이현숙_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한겨레>의 격월간 경제경영 섹션인 헤리리뷰(HERI Review)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마산여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대우경제연구소의 연구원과 투자주간지 <씽크머니>의 편집장을 거쳤다. 공저로 《평균인을 뛰어넘어》(1998)가 있다 

 

 

 

 

차례

 

머리말_ 큰 기회를 기다리며

1장 변화하는 세계

2장 미래를 위한 투자테마
대형 재료의 부재 │ 앞으로 올 대형 재료는 무엇인가 │ 미국 채권시장 │ 부동산 투자 │ 신흥경제국가 │ 일차산품 시장

3장 고수익 기대에 대한 경고
대항해 시대의 교훈 │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부침 │ 투자열풍의 실상 │ 투자의 성공과 실패 │ 사회적 파급효과

4장 신흥시장 투자에 대한 또 하나의 경고
미국의 성장시대 │ 1873년의 세계 경제위기 │ 지리적 중심의 이동

5장 신흥시장의 라이프사이클
라이프사이클의 7국면 │ 국면 위치 파악하기 │ 언제 올라타고 언제 뛰어내릴 것인가

6장 여전히 건재한 경기변동
경기순환에 대한 간단한 설명 │ 과소소비론 │ 심리적, 금융적 과잉투자론 │ 신용시스템의 질적인 실패 │ 경기순환은 멈추지 않는다

7장 경제의 장기파동
콘드라티예프 파동 │ 장기파동의 원인 │ 지금 우리는 장기파동의 어느 위치에 있는가? │금융시장 │ 경제와 전쟁의 사이클

8장 새로운 시대, 열광, 거품
투기적 시장과 비투기적 시장 │ 투기적 과잉의 징후 │ 군중심리 │ 국제적 파급 │ 투자 붐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하는 역할 │ 투자 풀과 신규 발행 │ 붐 기간의 가격과 거래량 변동 │ 붐 시기의 언론보도, 책, 투자설명회 │ 투자열풍은 언제 어떻게 끝나나

9장 아시아의 기회
초기의 아시아 │ 붐 시기 │ 파괴의 씨앗들 │ 열풍 │ 거품의 붕괴 │ 특이한 위기? │ 위기의 후유증 │ 어둠 속 서광 │ 피해복구에 걸리는 시간

10장 인플레이션의 경제학
1980년대의 중남미 │ 1990년대 전반의 러시아와 초인플레이션 시기의 독일

11장 번영 중심의 성장과 몰락
고대의 부 │ 문예부흥기 │ 서구 제국들의 등장 │ 영국과 극동 │ 아시아의 발전 │ 도시 성쇠의 요인들 │ 위대한 도시가 쇠퇴하는 이유 │ 미래는 어떨까

12장 미국의 리더십이 유지될 수 없는 이유
사우스시 거품과 미시시피 회사 │ 남겨진 교훈들 │ 제국에 내리는 저주 │ 팍스 아메리카나

13장 변혁기의 아시아
중국의 역할

에필로그_부의 불균형, 그 거대한 그림자

한국어판 1판 머리말 │ 긴 호흡, 큰 승부
원서 1판 추천사 │ 새로운 아시아 붐의 예고
원서 2판 머리말 │ 두 나라 이야기
표와 그림의 출처
참고문헌
찾아보

 


 

책속에서

  

폭넓은 동반성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배경으로 낙관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팽배했다. 그러나 경제는 순환한다는 것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뭔가가 잘못되게 마련이었다. 2006년에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우선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멈추더니 마침내 하락하기 시작했다. 가계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청산하기 시작했다. 주택가격 하락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것은 서브프라임 대출회사들이었다. 신용등급이 낮은 가계에 무모할 정도로 대출을 많이 하던 서브프라임 대출회사들은 2006년 말부터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14쪽)


지금 우리는 가본 적이 없는 바다를 항해하고 있으며, 경제와 금융의 과거 역사는 단지 불완전하고 시대에 꼭 맞지는 않는 등댓불만을 우리에게 비추어준다. 나는 장애물은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늘 생각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거대한 매수의 기회나 매도의 기회를 기다리며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한 기회가 앞으로 당분간은 오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1997~1998년의 아시아 위기 직후에 매우 특이한 기회가 왔는데도 준비가 없었기에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잘못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18~19쪽)


세계의 투자자들이 모두 다 열광하는 시장은 가장 투기적인 시장일 가능성이 높고, 결국은 몰락의 현장이 될 수 있다. 몰락 직전에 시장이 수직상승하기도 한다. 1990년대 말의 나스닥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그런 시기는 고위험이 가득하고, 결국 거품이 꺼지면서 흥분은 슬픔의 눈물로 반전된다. 대형 재료와 관련해 두 가지를 더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중 하나는 ‘투자자들이 대형 재료에 들떠 있을 때 그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황무지에서 대박의 싹이 자란다. 많은 사람들이 특정한 시장과 부문에 주목하면 할수록 그곳이 아닌 다른 시장과 부문의 가격상승 잠재력은 더욱 커진다. 인내심을 갖고 이런 기본원칙에 충실한 장기투자를 하면 항상 달콤한 결실을 맛볼 수 있다. (41쪽)


따라서 투자기회가 없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들이 화폐공급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한 종류 또는 몇 종류의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투자기회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주요 장기추세가 변할 때, 또는 주요 강세장이 역전될 때에는 흔히 다수의 서로 크게 엇갈리는 추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파악을 올바르게 하기가 어렵다. 이런 국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투자판이 새로 짜여 새로운 투자게임과 투자법칙이 시작됐음을 투자자들이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6쪽)


19세기에 미국의 운하주나 철도주를 산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했고, 1990년대 초에 중국의 사회간접자본이나 통신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이나 그 뒤에 미국의 하이테크주를 산 사람들도 본질적으로 그들과 같은 유형이었다. 1980년대 말에 투자자들은 일본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1990년대 중반에 투자자들은 동남아시아에 불경기는 없다고 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순환은 죽었으며 미국 경제는 영원히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성장속도가 빠른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19세기 미국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개시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제 다시는 그 시장을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맹세하며 손절매를 하고 떠나는 순간이다. (102~103쪽)


행복한 시간과 화려한 파티는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 파티를 망친다.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면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기도 한다. 제3국면의 특징은 자산 가격이 충격적으로 떨어지는데도 분위기는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오히려 살 기회로 여기고, 하락 폭이 커지면 대세상승 속의 조정국면이라고 해석한다. 손실이 나도 그것은 그저 그동안의 투자수익을 날린 것에 불과하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장의 대세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아직 시장이 제2국면에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추가로 주식을 사서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기를 거듭한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129쪽)


나는 몇 가지 이유에서 콘드라티예프 파동이 이미 상승국면으로 반전했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 우선 슘페터에 따르면 경기순환의 하강국면에 있는 경제가 균형을 회복하려면 부채구조가 건전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 어느 누구도 부채구조가 건전한 상태로 회복됐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부채의 증가율이 국내총생산의 성장률보다 높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주택건설과 소비자신용의 증가에 의해 성장세가 떠받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187~188쪽)


시장의 상승세는 상승장의 마지막 단계에 가장 가파르다. 투자자로서는 바로 이 단계에 편승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투자자가 정점 근처에서 시장을 빠져나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번 투자열풍이 불면 투자자는 파는 것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다. 열풍이 휩쓰는 가운데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놔두고 시장을 빠져나와 그동안 확보한 이익을 지키는 투자자를 나는 별로 보지 못했다. (217~218쪽)


어쩌면 투자거품이라는 것 자체가 거대한 폰지구조가 아닐까? 투기적인 투자파티 속에서는 기업인들이 사업을 벌여 이익을 올릴 생각을 하는 대신에 벤처기업을 세운 다음 기업공개를 하고 증자를 해서 사람들에게 주식을 팔아먹으려고만 한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에 따라 투자를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더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다른 얼간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떠넘기고 시장에서 빠져나가겠다는 생각만 한다. 이런 투자파티는 폰지구조와 다를 게 없다. (255쪽)


1973년부터 1978년 사이에 나는 많은 시간을 일본에서 보냈고, 그때 열심히 일하는 일본 국민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는 한국과 대만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이 두 나라는 일본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얼마간의 돈을 한국과 대만에 투자했다. 사람들은 나에게 엄격한 외환통제가 있는 그 두 나라에 투자를 했다가 나중에 어떻게 돈을 빼낼 수 있겠느냐고 걱정해주는 말을 했다. 나는 두 나라는 유망하기 때문에 투자를 한 것이고, 두 나라의 국민이 자신감을 갖게 되어 외환통제를 제거할 때까지 내 돈을 거기에 묻어둘 것이라고 대답했다. (265쪽)


아시아 위기의 참상은 너무나도 심각해서 그 직전의 아시아 붐에 대해 줄곧 회의적이었던 나도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나는 항상 경제사에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신흥경제의 호황과 불황, 투자열풍이나 금융열풍, 그리고 그 결과로 겪게 되는 고통을 잘 알고 있었고 전쟁, 몰수, 불황으로 인해 부가 송두리째 파괴되는 현상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1973~1974년의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약세시장, 산유국의 오일 붐과 그 후의 공황, 일본의 경기침체, 공산주의 붕괴 이후 러시아의 침체 등을 관찰해본 바도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 위기가 시작된 이후 6개월 동안 그렇게 짧은 기간에 모든 사람의 예상을 거슬러 그토록 철저하게 대규모로 경제가 무너지고 부가 파괴되는 모습은 책에서 읽어본 적도 실제로 목격해본 적도 없다. (282~283쪽)


300년 이상의 자본주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투자열풍은 그 배경이 매번 달랐다. 그러나 거품의 연극을 만들어낸 대본, 소품, 배우들의 본질은 거의 같았다. 이 연극의 시작 부분에서는 비정상적인 초과이익의 기회, 과다한 거래량, 과다차입, 과도한 투기, 번드르르한 사업계획 등이 등장한다. 이어 대규모 사기극이 펼쳐지고 위기가 따라온다. 연극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분노한 대중이 범인을 처벌하라고 요구한다. 거품이 일어날 때마다 과도한 통화공급과 신용창출이 비이성적 투기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하는 투기의 대상이 뭔지도 모르는 채 그저 부자가 되려는 생각만으로 욕망의 불 속으로 뛰어든다. (378~379쪽)


나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해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초청을 종종 받는다. 그런 자리에서 나는 중국의 시장전망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러나 나의 비관론은 외국인이 중국에서 큰돈을 벌기는 지극히 어렵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디플레이션의 상황 속에 있는 고도로 경쟁적인 시장이며, 이런 시장에서는 19세기의 미국에서처럼 외국인은 호주머니를 탈탈 털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422~423쪽)


시장에 대한 개입은 항상 또 다른 부조화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지금 대중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시장 관련 뉴스와 어쭙잖은 경제학자들의 궤변에 휘둘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청산유수로 떠들어대듯이 중앙은행이 전지전능하지는 않으며, 그린스펀은 결코 신이 아니다. 사람들이 마침내 중앙은행 사람들을 비롯한 통화금융정책 담당자들이 옛 공산주의 계획경제의 정책담당자들보다 결코 더 현명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분위기가 일변해 금융개혁을 요구하는 주장이 표면화될 것이다. (453~4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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