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이다와 이슬람국가(ISIL) 등 국제 테러단체는 극단적 이슬람주의 이념인 살라피-지하디즘(salafi-jihadism)을 이념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9/11 테러 이후 테러 공격의 대부분이 알 카이다와 ISIL, 또는 이들과 연계된 테러단체들에 의해 실행되고 있다. (8~9쪽)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폭력적인 무장 지하디즘이 알 카이다를 통해 국제 테러조직의 이념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시작되어 10여 년간(1979년 12월~1989년 2월) 이어진 아프간 전쟁은 무슬림들 사이에 ‘아프간 무자히딘’이라는 새로운 정체성 개념이 형성되게 했다. 무자히딘(Mujahideen)이란 지하드에 참여하는 전사라는 말이다. (70쪽)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침공에 비판적인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아프간에 이어 이라크도 침공한 것이 알 카이다를 확산시키고 ISIL이라는 기형적인 테러 조직을 탄생시킨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해 왔다. 미국과 영국 등 서구 국가들의 잇따른 이슬람 국가 침공, 즉 군사적 개입 전략은 무슬림들 사이에 반미, 반서구 정서를 확산시켜 알 카이다와 ISIL 등 지하디 테러단체들의 세력 확장을 불러오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164~165쪽)
 
 
미 정부가 아직까지 아프간 무자히딘에 지원한 스팅어 미사일의 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서 그 정확한 수는 알 수 없다.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CIA가 1986년 9월부터 1988년까지 총 900~2000기의 스팅어 미사일을 파키스탄 정보기관인 ISI를 통해 아프간 무장 세력에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241쪽)

아랍의 봄 이후에도 아랍권에서는 여전히 권위주의 정부에 의한 통치가 계속되고 있고 악화된 경제 상황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심화된 불만과 정치적, 사회적인 혼란은 알 카이다 등 살라피-지하디 운동이 부활하는 데 토대가 됐다. (370쪽)

재래식 전쟁은 정전이나 휴전에 합의하거나 적국을 제압하여 항복 문서에 조인하게 함으로써 종료될 수 있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은 특정 국가나 그 군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테러와의 전쟁은 그 대상의 경계와 그 전장(battle field)의 경계가 불분명한 전쟁이다. (416쪽)
 
 
검게 그을린 동굴 벽에 사람들의 손톱자국이 선명했다. 중철의 눈에서 눈물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 저 괴로움의 자국들, 저 고통의 흔적들. 중철은 그만 오열하고 말았다. 하나, 둘, 셋……. 중철은 쓰러진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보았다. 모두 열여덟. 짐작했던 것처럼 다랑쉬마을의 어린이와 여자, 노인들은 모두 비참한 죽음을 맞고 말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학살을 당한 것이었다. (p.433)

현대적 국제 테러리즘에 대응하는 일은 개별적인 테러 조직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그 배경이 되는 사회적인 문제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관점이 대두되고 있다. 부패한 정권이나 경제적, 사회적인 불평등이 극단주의적 테러리즘의 확산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446쪽)